6년쯤 전, 집을 사면서 퇴직금을 중간정산했습니다. 회사에서 달라는 서류를 이것저것 냈던 기억은 있는데 솔직히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습니다. 확실한 건 그 돈 덕분에 집을 살 수 있었다는 겁니다. 다시 받을 일이 생길지도 몰라서, 이번에 조건을 제대로 정리해봤습니다.
아무 때나 받을 수는 없다
퇴직금 중간정산은 법으로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. 게다가 법 조문이 "회사가 정산해줄 수 있다"로 되어 있어서, 사유가 있어도 회사가 거절할 수 있습니다.
중간정산이 가능한 사유
-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집을 살 때
- 무주택자가 전세금·임차보증금을 낼 때 (한 회사에서 1번만)
- 본인·배우자·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해서 의료비가 많이 들 때
- 최근 5년 안에 파산선고를 받았거나 개인회생 중일 때
-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줄어들 때
- 근로시간 단축으로 퇴직금이 줄어들 때
- 법 개정으로 퇴직금이 줄어들 때, 재난 피해를 입었을 때
집 살 때: 기한과 서류
제가 해당됐던 주택 구입 사유는 신청 기한이 있습니다.
- 매매계약을 한 날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 후 1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. 잔금 치르고 한참 지나서 신청하면 안 됩니다.
- 신청할 때 본인 명의 집이 없어야 합니다(부부 공동명의 구입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).
보통 내는 서류는 이렇습니다. 회사나 금융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니 미리 목록을 받아두세요.
- 매매계약서 사본 (분양이면 공급계약서)
- 주민등록등본
- 건물 등기사항증명서
- 무주택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(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 등)
우리 회사 퇴직금 방식에 따라 다르다
| 방식 | 미리 받을 수 있나 |
|---|---|
| 퇴직금 제도 (퇴직연금 미가입) | 중간정산 가능 (위 사유) |
| 퇴직연금 DC형 | 중도인출 가능 (비슷한 사유) |
| 퇴직연금 DB형 | 원칙적으로 불가, 퇴직연금을 담보로 대출만 가능 |
요즘은 퇴직연금에 가입한 회사가 많으니, 먼저 우리 회사가 어떤 방식인지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.
받고 나면 달라지는 것
- 근속기간이 새로 시작됩니다. 다음 퇴직금은 정산한 날부터 다시 계산합니다.
- 그래서 퇴직소득세를 계산할 때도 근속연수가 짧아져 공제가 줄어듭니다. 나중에 받을 퇴직금의 세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(앞뒤 정산분을 합쳐서 다시 계산하는 특례도 있으니 퇴직할 때 확인하세요).
- 중간정산금도 퇴직소득세를 떼고 받습니다.
해본 사람으로서
집을 살 때 목돈이 부족하다면 중간정산은 큰 도움이 됩니다. 저도 그 덕분에 집을 샀습니다. 다만 그만큼 노후에 받을 퇴직금이 줄어든다는 것, 그리고 기한을 놓치면 받을 수 없다는 것은 꼭 기억하세요. 매매계약서를 쓰는 날, 회사 인사팀에 중간정산 절차부터 물어보는 걸 추천합니다.
한 줄 정리
- 법정 사유가 있어야 하고, 회사가 거절할 수도 있다
- 집 살 때는 계약일 ~ 등기 후 1개월 이내 신청
- DB형은 중도인출이 안 되고 담보대출만 가능
- 받으면 근속기간이 새로 시작된다
※ 이 글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의 중간정산 사유를 정리한 참고 자료입니다. 구체적인 요건과 서류는 회사 규정과 퇴직연금 사업자에 따라 다르니 신청 전에 반드시 확인하세요.